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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January 9, 2021

파견 (7)

“···세라, 정말 여기 맞아?” 앞서가던 에릭이 고개를 살짝 뒤로 돌리며 그의 뒤를 따라오고 있는 세라에게 같은 질문을 세 번째 반복했다. “······.” 「도면대로라면 틀림없이 이 길이 맞습니다.」 곧바로 세라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도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 에릭은 세라의 답변을 듣고 나서도 여전히 못미더운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지금 기어가고 있는 좁고 낮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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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6)

얼마나 달렸을까. 더 이상 주위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을 때쯤, 그의 손을 이끌던 가녀린 손은 그 속도를 천천히 늦추었다. 에릭은 그 속도변화를 감지하고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자 제일 먼저 그의 손을 붙들고 있는 가녀린 팔과, 언제 봐도 눈부신 은발머리를 가진 세라의 뒷모습이 차례로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세라의 모습을 전부 파악한 에릭이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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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5)

– 쾅! “똑바로 말 안 해? 네 녀석, 대체 정체가 뭐야!?” 공항 내부 경찰서의 어느 취조실. 성난 얼굴의 나이든 남자 형사가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에릭에게 고함을 쳤다. 그러나 그의 맞은편에 앉아있는 에릭은 시종일관 묵비권을 행사하며 지겹다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무슨 말이라도 좀 해라, 이 자식아! 그래야 내가 뭘 도와주던가 하지. 신변 조회도 불응하고, 질문에 대답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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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4)

에릭과 세라가 돌아본 그 방향에는 검은색 복면을 머리에 뒤집어 쓴 한 남성이 어떤 여성의 목에 팔을 두르고, 반대편 손에 쥔 권총으로 여성의 머리를 겨냥하고 있었다. “다들 꼼짝 마! 움직이면 이 여자뿐만 아니라 너희도 전부 죽여 버리겠다!” “꺄아아악!” 남성이 인질로 잡은 여성의 머리에 총구를 꽉 누르자, 공포에 질린 여성이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어느새 그 주위에 모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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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3)

다음날 아침. 어째서인지 에릭은 평소 기상시각보다 조금 이른 시각에 눈이 떠졌다. 잠시 동안 멍한 눈으로 천장을 올려다보던 그는, 곧 오늘이 무슨 날인지 떠올려냈다. 이제 몇 시간 후면 그가 약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아무런 의욕 없이 지내왔던 이 칙칙한 방을 떠나 낯선 장소에 도착하게 될 것이었다. 어차피 이런 답답한 장소에 미련 따위는 남아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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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2)

– 탁탁탁.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숙소를 나온 에릭은 근처 공원을 조깅하고 있었다. 에릭이 달리고 있는 코스는 지난 3년간 그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달려온 길이었다. 그가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근신처분을 받게 된 이후로 어언 3년이 흘렀다. 그의 숙소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넓은 호수공원까지 이어져있는 그 코스는, 아무런 임무도 주어지지 않아 몸이 근질근질하던 에릭에게 있어서는 그나마 최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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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1)

또각또각. 천장에 매달린 기다란 형광등, 무광의 백색 타일이 깔린 바닥, 칙칙한 회백색의 콘크리트 벽이 끝없이 이어지는 살풍경의 복도. 길게 뻗은 콘크리트 벽 양쪽으로 짙은 감색의 철문이 3~4미터 간격으로 줄지어 늘어서 있는 복도를 가로질러, 규칙적인 구둣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굽이 낮고 폭이 좁은 검정색 구두, 각선미가 돋보이는 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를 감싸고 있는 옅은 살색 스타킹, 무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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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2)

“은인이시여! 당신은 이 도시를 악의 구렁텅이에서 구원하셨습니다!” 낯선 남자가 울에게 다가오며 소리쳤다. 울은 자신의 손을 잡으려는 낯선 남자의 손길을 가볍게 피했다. 경계하는 울의 눈빛을 읽었는지 낯선 남자는 두 손을 휘저으며 울을 안심시키려고 했다. “오, 걱정을 마세요. 저는 이 도시에 사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은혜를 입었지요! 이 거리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경찰에 협조하지 않았습니다.” 낯선 남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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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1)

“죽었다고? 그럼 제로 대륙으로 가는 방법을 알 수가 없잖아.” 파우스트가 오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반면 울은 미간을 좁혔다. 갈수록 태산이었다. “아니요. 그러니까 음, 제가 들은 바로는 트라브 어밴은 마법의 돌로 만든 석판에 제로 대륙으로 가는 방법을 새겨 넣었대요. 왕국에 팔기 위해서요.” “우리한테는 다행이게도 그 트라므 어만은 탐욕스러운 인물이었네. 그럼 그 석판이란 건 지금 어디에 있어?” 파우스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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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버린 복수 (2)

“네가 원하는 곳에 묻어라.” 울이 허공에서 꺼낸 삽을 던지며 말했다. 거두어달라는 아이의 청에 대한 대답은 그것으로 충분했다. 허공에서 삽이 나온 것에 놀란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울의 변심을 우려했는지 서둘러 몸을 움직였다. 아이는 깡마른 몸으로 힘겹게 시체를 끌었다. 목적지는 두 그루의 나무가 있는 곳인 것 같았다. 울은 어둑해진 하늘을 뒤로한 채 찹찹한 마음을 이끌고 이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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